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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토론대회 대상 유희진·김민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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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번 국정감사 때 보니 여야 의원들이 토론하는 법을 많이 배워야겠더라고요. 감정 싸움이 아니라 논리 싸움을 해야 하는데 다짜고짜 소리부터 지르니…."

지난 14일 열린 '제3회 전국대학생 토론대회'(부패방지위원회.한국커뮤니케이션학회 주최)에서 대상을 받은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3년생 유희진(21.(右)).김민지(21)씨에게 비결을 묻자 대뜸 "국회의원들을 반면교사로 삼았다"는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토론 대회는 이른바 'CEDA(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방식으로 진행됐어요. 찬성과 반대 입장인 두 팀이 정해진 시간 내에 자기 팀의 주장을 펴고, 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은 뒤, 상대팀 주장의 허점을 짚는 순서로 토론을 이끌어가는 거예요."

유씨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아무 때나 하다가 말싸움으로 이어지는 난상토론에 비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의 논제는 '부정부패 공무원의 명단을 공개해야 하나'였다. 결선에서 찬성 입장에 선 두 사람은 "경제도 어려운데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들이 부정부패를 저지른다면 국민에게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공무원들의 인권은 어떻게 되느냐"는 상대팀의 반박엔 " 국민의 기본권이 더 중요하다"고 맞섰다.

두 사람은 교내 스피치.토론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해온 친구 사이다. 대회를 한달 앞두곤 서로 자취방을 오가며 '합숙훈련'까지 했단다.

"자료 조사를 하다 보면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돼요. 스크린 쿼터며 원전 건설을 둘러싼 논란도 솔직히 토론을 준비하며 속속들이 알게 됐죠."(유씨)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공무원 부정부패는 공무원만 탓할 게 아니라 환경적 요인을 제거해야 척결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됐어요."(김씨)

각각 전북 전주, 경남 창원 출신인 유씨와 김씨는 "토론 훈련으로 사투리도 고쳤다"며 "조리있게 말할 줄 아는 특장을 살려 언론계로 진출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글=신예리 기자, 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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