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급락세 진정…거래는 아직 뜸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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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신행정수도 위헌 결정이 난 지 한달(21일)을 앞둔 충청권 부동산 시장은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위헌 결정 직후 급매물이 쏟아졌지만 지금은 이런 매물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매수자가 많지 않아 거래는 뜸하다.

충청권 민심을 달래기 위해 충청권에 청와대와 헌법기관을 제외한 모든 부처가 들어서는 행정특별시, 몇개 정부부처만 옮겨가는 행정타운, 정부 부처와 기업 등이 함께 입주하는 행정신도시 건설 등 여러 방안이 거론되고 있어 매수.매도자 모두 방안이 확정될 때까지 일단 지켜보려 하기 때문이다.

충남 연기.공주 일대에선 행정수도 위헌 결정 직후 20~30% 내린 가격에 나왔던 땅 매물들이 이달 들어 자취를 감췄다. 연기군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급매물로 내놨던 사람들이 '굳이 손해를 보고 팔 필요가 있겠느냐'며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할 만한 매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값 급락세도 멈췄다. 연기군 조치원읍 번암주공 15평형(5500만원)은 위헌 결정 이후 1000만원 떨어진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주 입주한 대전시 노은지구 삼부 르네상스 34평형의 경우 7000만원 하던 웃돈이 위헌 결정 직후 3000만원으로 떨어졌다가 지금은 5000만원까지 회복한 상태다. 노은지구 현대타운 안영현 사장은 "위헌 충격이 가시면서 호가 중심으로 분양권 값이 반등했지만 거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위헌 결정 후 분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몸을 사렸던 업체들도 분양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달 말 청주 산남지구에서 아파트 477가구를 내놓는 현진에버빌의 홍융기 이사는"분양시점에 대해 고심을 많이 했지만 실수요자를 겨냥해 분양을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거래가 위축되면서 문을 닫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늘었다. 부여군의 등록 중개업소는 18일 현재 94개로 한달 전보다 21곳, 청양군도 같은 기간 13곳 줄었다.

아산.천안 일대 등은 큰 영향이 없는 편이다. 천안의 투자개발업체인 좋은DNC 윤행만 이사는 "아산 신도시 개발 등의 호재가 있기 때문인지 위헌 결정 이후 땅값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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