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뇌물 수수 연휴뒤 본격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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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검 중수부(부장 柳昌宗검사장)는 29일 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43)씨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병윤(朴炳潤)의원에게 2천만원을 준 사실을 밝힌 것을 계기로 李씨의 정치권 금품로비를 본격 수사키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29일 "G&G그룹 재무팀장 김신의씨를 추석 연휴 직후 소환해 李씨가 평소 접촉했던 정치인들이 더 있는지와 로비자금 전달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진행 중인 李씨의 비자금 사용처 추적작업과 함께 G&G에서 압수한 리스트에 포함된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수사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삼애인더스가 발행한 9백만달러어치의 해외 전환사채(CB) 가운데 李씨측이 매수한 3백만달러어치의 일부가 로비용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李씨와 친분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밝혀진 국가정보원 김형윤 전 경제단장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 중이다.

한편 서울지검이 지난해 李씨를 긴급체포한 뒤 풀어주고 입건유예 처분을 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감찰본부(본부장 韓富煥대전고검장)는 임양운(林梁云.당시 서울지검 3차장)광주고검 차장과 이덕선(李德善.특수2부장)군산지청장을 28일 밤 철야조사한 뒤 29일 오후 귀가시켰다.

감찰본부는 지난해 7월 특수2부가 李씨에 대해 최종적으로 입건유예 처분을 할 때 이들 간부 두명이 사전에 협의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중수부는 李씨에게서 검찰수사 무마비 20억원과 CB발행 로비금 10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변호사법 위반)로 구속 중인 광주 J건설 대표 여운환(呂運桓)씨가 20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실을 밝혀내고 사기 혐의도 적용해 기소할 방침이다.

조강수.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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