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풍경] 남양주시 '향촌 왕만두 칼국수'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서 어릴 적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진다.

가마솥에 물을 붓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도마질을 하며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어머니. 이내 두 손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푸짐한 밥상이 들려 있었다. 부뚜막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어린 아이는 재빨리 그 뒤를 따른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에 있는 '향촌 왕만두 칼국수' 집. 식탁에 오른 팥칼국수(4천원)를 한 젓가락 들어올리면서 검보라빛 팥국물 위에 겹쳐 떠오르는 빛바랜 추억이다.

국수를 후후 불어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 어머니의 팥칼국수를 씹는 착각을 한다. 소금으로 간을 해 살살 숟가락으로 떠먹는 팥국물에도 부엌 아궁이의 정겨움이 느껴진다.

새우.바지락.북어.애호박.표고버섯.감자 등 각종 해물과 야채를 넣어 끓인 해물칼국수도 구성진 맛이다. 팥칼국수와 마찬가지로 국수는 모두 직접 손으로 밀어 뽑기 때문에 면발이 쫄깃쫄깃한 것이 특징.

해물칼국수는 맑은 국물이 담백하면서 칼칼한 맛을 내기 때문에 시원하게 속을 달래준다. 매운 맛을 원하면 풋고추 양념간장이 있다.

반찬은 통째로 낸 배추김치와 커다란 크기의 달랑무 김치뿐. 배추 결따라 손으로 쭉쭉 찢어 먹든지 가위를 동원해야 한다. 별다른 특징은 없지만 양손의 엄지.검지를 쪽쪽 빤다면 고향의 맛을 북돋워 줄 수준은 된다.

또다른 이 집의 별미는 찜통에 쪄서 나오는 왕만두. 김치만두(4개)와 고기만두(3개) 두 종류가 담겨 있는데 원하는 대로 한가지를 먹을 수도 있다.

김치만두는 매콤하고, 고기만두는 산뜻한 맛. 만두와 칼국수를 중국 출신 주방장이 직접 만든다고 한다.

일가족 4명이 왕만두 하나와 칼국수 3인분만 시켜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넉넉하게 준다.

유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