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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9월] 심사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꾸준한 독서와 사유, 습작 없이 좋은 작품을 쓸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이런 것을 제대로 하기란 쉽지 않지만, 좋은 책들을 옆에 두는 자세는 언제나 중요합니다.

요즘은 시조전문지와 현대시조집이 많이 나오고 있으니 좋은 작품들을 계속 찾아 읽고, 다시 그를 넘어보려는 마음으로 창작에 임하시길 바랍니다(아직도 형식이 안 지켜지는 투고가 보입니다).

이 달의 장원 '봉평비' 는 역사적 소재를 무리 없이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세 수에 고르게 앉힌 깊이와 무게가 다른 작품을 앞서는 점, 그리고 율격의 안정감이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세 수 모두를 명사형으로 맺는 것은 재고해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차상 '풍경소리' 는 감각적이며 이미지가 참신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일정한 수준에 올라 있어 무리 없는 시상의 전개를 보여줍니다. 시조 3장의 구조적 특성과 율격을 잘 살리지 못하는 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차하 '동자승' 은 고등학생 작품으로, 시조의 가락뿐 아니라 시상을 끌고 가는 호흡도 듬직합니다. 다른 작품들도 어느 정도 시조를 숙지한 율격을 보입니다. 그렇지만 호흡이 긴 시조는 조금 풀어진 경향을 보이니, 좀더 응축을 시도해보면 좋은 비교가 될 것 같습니다.

이밖에 끝까지 놓기 아까웠던 작품이 여럿 있었음을 밝힙니다. 그 중 신은주.심석정.김명숙 세 분의 작품은 다음을 기대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 달에도 고등학생 투고가 많아 즐거웠는데, 정한나.권진필(학성여고).김지선(정의여고) 등의 작품에서 시조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더 많은 습작을 권합니다.

<심사위원 : 유재영.정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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