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신용카드·휴대폰 총경 사촌동생에 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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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찰에 G&G그룹 이용호 회장의 주가 조작설을 퍼뜨린 사람들의 수사를 청탁했던 허옥석(42.금융중개업자.구속)씨가 G&G로부터 기업카드와 휴대폰을 제공받아 사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許씨는 또 G&G로부터 '부장' 이란 직함으로 불리며 회사 내 비중있는 인물로 행세해 왔음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G&G의 李회장이 경찰 내 인맥을 가진 許씨를 경찰쪽 로비 담당 창구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許씨는 지난 5월 李씨에 대한 주가 조작 소문이 인터넷에 잇따르자 사촌형인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 허남석(許南錫)총경에게 부탁, 소문을 퍼뜨린 사람들에 대한 수사를 하게 한 바 있다.

◇ G&G 법인카드.휴대폰 지급=G&G 관계자에 따르면 G&G는 지난 5월부터 許씨에게 기업카드(5585-26××-58××-××××)를 제공했다.

이 관계자는 "G&G의 기업카드는 모두 5개로 회장 李씨 등 핵심 간부에게만 지급돼 있다" 고 밝혀 許씨의 역할이 상당했음을 암시했다. 그는 "許씨가 회사 직원으로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부장' 으로 통했다" 고 덧붙였다.

G&G측은 또 '김OO' 명의로 가입된 휴대폰(011-66×-××××)도 許씨에게 지급하고 사용료를 납부해 왔다. 휴대폰 역시 회장 李씨 부부(4대)를 포함, 중요 직책을 맡은 사람에게만 11대가 지급된 상태다.

許씨는 회장 李씨의 광주상고 동창으로 李씨가 모집한 삼애인더스 CB 펀드에 부인 명의로 투자, 3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쪽 로비창구 의혹=許씨는 사촌형 許총경에 대한 수사 청탁 외에도 최근 대검에서 李씨 비리 관련 여부를 조사받던 중 파견 경찰관에게 현금 5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특히 경찰 내부에서 許씨가 사촌형인 許총경 이외에 또다른 경찰간부들과 친분을 쌓아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정치.경제 분야를 담당하는 핵심직책을 맡아 두터운 인맥을 갖추고 있는 許총경이 許씨와 이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에 따라 G&G의 李씨가 검찰쪽에는 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의 동생인 신승환(愼承煥.G&G 사장)씨를 통해, 경찰쪽에는 許총경의 사촌동생인 許씨를 통해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許총경을 감찰조사 중인 경찰청은 許총경을 포함, 경찰 내 몇몇 인사들이 李씨 사건과 관련해 금품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벌일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강주안.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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