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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쓰레기통 깨끗이 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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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얼마 전 지하철에서 겪은 일이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마시던 음료수 캔을 버리려 쓰레기통으로 갔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쓰레기통이 다시 생겨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청소하는 아주머니는 혼잣말로 화를 내고 있었다. 쓰레기통이 다시 생기고 난 뒤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바람에 청소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니 쓰레기통 주변이 엉망이었다. 쓰레기통은 분리수거를 위해 세 군데로 나뉘어 있었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통마다 수북하게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분리수거도 돼있지 않았다. 게다가 쓰레기통에 제대로 넣지 않고 아무렇게나 던진 쓰레기로 플랫폼은 아주 지저분해 보였다.

테러 방지 차원에서 없앴던 쓰레기통을 다시 놓아달라고 한 것은 바로 시민들이었다. 쓰레기통이 없을 때는 버릴 곳이 없어 불편하다고 아우성이더니 막상 쓰레기통이 다시 생기니까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던져버리고 있는 것이다. 과연 우리의 시민의식은 몇 점일까 되새겨보게 돼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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