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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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과학영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과학고가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대안은 기존 교육과정과는 아주 다른 교육을 할 수 있는 과학영재고를 만드는 것입니다. "

기존 과학고 중 두개교를 과학영재고로 전환하기로 최근 교육인적자원부와 합의한 김영환(金榮煥.사진)과학기술부장관은 "내년 하반기에 2003학년도 신입생을 뽑을 과학영재고는 기존 교육의 틀을 완전히 깬 교육과정을 도입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金장관이 마련한 과학영재고 운영 방향은 파격적이다. 우선 입학에 나이 제한이 없고, 초.중학교 과정을 이수하지 않아도 된다. 교사의 50% 이상을 박사학위 소지자로 채우고, 뛰어난 대학교수의 개인 교습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교과목 중 수학.과학의 비중을 70%로 늘리는 것도 포함돼 있다.

과학영재고 졸업생은 수학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특별 전형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입학하게 된다. 즉 과학고→KAIST 학부과정→KAIST 대학원 석.박사 과정으로 이어지는 일관된 과학영재 교육이 이뤄진다. 이들 대부분은 그동안 국내에서 거의 시도해보지 않은 것들이다.

기존 16개 과학고 중 과학영재고로 전환할 학교는 10월 중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

"영재성과 과학적 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신입생을 뽑기 때문에 과학영재고 입학을 위한 '반짝 과외' 등은 전혀 먹혀들지 않을 것" 이라고 金장관은 말했다.

"기존 과학고의 정상화도 과학영재고 선정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 이라는 金장관은 다양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현재 교육인적자원부.기획예산처 등 관계 당국과 협의 중이다.

金장관은 "기존 과학고의 정상화는 학생들을 '입시 전쟁에서 해방' 시키지 않고는 어렵다" 며 "우리나라 전체 과학고 졸업생 중 80% 정도를 KAIST에 특별 전형으로 입학하도록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1천2백명인 과학고 신입생 정원을 8백명 선으로 줄이는 한편 KAIST 정원을 7백명선으로 늘리는 방안을 관계 당국과 협의 중이다. 과학고 정원 축소는 한반의 학생수를 현재 23명에서 15명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金장관은 "이제는 변화의 방향보다 변화의 속도가 문제" 라며 "우리나라의 최대 자원인 인재를, 그 중에서도 과학영재를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자세한 과학영재고 관련 내용은 과학기술부 홈페이지(http://www.most.go.kr)를 보거나 공보실(02-503-7609)에 문의하면 된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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