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 야 "실세들 거미줄처럼 얽혀"

여야는 18일 '이용호 게이트' 에 대해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사건의 폭발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동시에 한나라당의 폭로 공세를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여권 실세는 물론 검찰과 금감원.국세청.국정원 등 모든 세력이 종합적으로 개입한 DJ정권 최대의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굳어지고 있다" (權哲賢대변인)고 공세를 폈다.

◇ 민주당=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한광옥(韓光玉)대표는 "청와대나 여권의 핵심 인사들이 추호도 이권에 개입하거나 대출 청탁을 한 바 없다는 점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여권 실세 H의원으로 거론됐던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도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韓위원은 "한나라당이 계속 나를 겨냥해 인격을 훼손시킨 데 대해 모든 법적인 대응조치를 취할 것" 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인사에 대해선 검찰 조사 뒤 법에 따라 책임을 물을 것" 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덮으려 하다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에 수습하겠다는 것이다.

여권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거론된 일부 여권 인사들에게 개인적인 비리 의혹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과감하게 털고 나가야 한다" 고 주장했다.

◇ 한나라당=당 지도부는 이번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정국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은 일단 남은 국정감사 기간 중 '이용호 게이트〓권력형 비리사건' 임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민주당의 "근거없는 의혹 부풀리기" 라는 반박에 대해서도 "정권 실세들이 거미줄처럼 얽힌 사건으로 앞으로 구체적인 증거를 조목조목 들이대겠다" 고 맞서고 있다.

법사위의 이주영 의원과 정무위의 정형근(鄭亨根).엄호성(嚴虎聲)의원 등이 공격수를 맡아, 당에 접수되고 있는 각종 제보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에 대해 "법무장관의 '성역없는 수사' 지시에 검찰이 이례적으로 '근거없는 의혹' 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愼총장이나 대통령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한 일 아니냐" 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조만간 愼총장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 나올 것" 이라고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에는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재오(李在五)총무는 당 3역회의에서 "검찰이 관련된 사건을 검찰이 수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며 "특검제와 국정조사 요구가 불가피하게 됐다" 고 말했다.

이양수.이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