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인치 100만원대, 3D 프로젝터로 한국 안방 뚫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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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100만원대 대형화면 프로젝터로 3차원(3D) 영상을 즐기세요.”

대만 프로젝터 전문회사인 옵토마의 테리 쿼(43·사진) 아시아지역 대표는 3D TV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새로 나온 전자기기를 남들보다 빨리 접하는 사용자)’에게 3D 프로젝터가 제격이라고 추천했다.

옵토마는 최근 비즈니스·가정·홈시어터용 등 3D 프로젝터 9종을 선보이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격은 100만∼200만원대. 3D LED TV가 450만∼630만원인 것에 비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화면 크기도 TV는 46∼55인치이지만, 프로젝터는 80∼100인치에 이른다.

쿼 대표는 “어두운 곳에서 선명도가 올라가는 단점이 있지만 대형 화면이 입체감을 더욱 높여줘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특수 안경이 영상신호를 받아 작동하는 셔터글라스 방식이라 누워서도 3D 감상이 가능하다.

그는 3D 영상 시장의 성공은 콘텐트의 활성화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에서는 3D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게임·교육·의료 콘텐트 시장까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온라인 게임업계가 도전해볼 만한 영역이라는 조언도 했다.

한국의 스크린골프장은 옵토마의 공략 대상이다. 지난해부터 스크린골프장에 어울리는 저렴한 프로젝터를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그는 “한국 프로젝터 시장에서 스크린골프장의 비중은 15%나 된다”며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특수한 시장이어서 3D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쿼 대표는 공인 2단의 태권도 유단자로서 한국에 애정이 많다. 주요 프로젝터 제품 출시 행사에서는 직접 한국 기자들에게 태권도 격파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대만 국립 차오퉁대를 졸업한 그는 1990년 일본 샤프의 세일즈 엔지니어로 활동하다 2001년 옵토마에 합류했다. 옵토마는 대만 재계 순위 38위인 코어트로닉의 계열사다. 코어트로닉이 프로젝터의 제조를, 옵토마는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한다. 옵토마는 세계 프로젝터 시장에서 8%의 점유율을 보이며 일본 엡손에 이어 세계 2위의 프로젝터 회사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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