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 소장 "남북 10대 강 완주할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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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의 발원지부터 종점까지 물줄기를 따라 한발 한발 걷다 보면 우리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역사가 강물과 함께 흘러감을 절로 느낄 수 있습니다. "

13일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 물길 1천3백리(약 5백17㎞) 답사에 나서는 전주 황토현문화연구소 신정일(辛正一.47.사진 왼쪽에서 셋째)소장.

그는 하루에 30~36㎞씩 연속 3일을 걷고 4일을 쉬는 방법으로 답사를 계속해 오는 10월 28일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답사에는 서울.대전.광주 등에서 온 환경운동가.역사학자.직장인 등 10여명이 동행한다.

이번 낙동강 답사는 辛씨에게는 남한 지역 4대강 기행의 마지막편에 해당한다.

지난해 9월 금강(4백1㎞)을 완주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월에 섬진강(2백12㎞), 8~9월엔 한강(5백14㎞)을 답사했다. 우리나라 10대 강 가운데 나머지 6개(압록.두만.대동.허천.청천.예성)는 모두 북한에 있다.

향토 문화유적 답사 전문가로 전국의 내로라하는 명승지와 유물유적지를 안가본 곳이 없는 辛씨가 물길을 따라 나선 것은 강의 온전한 모습을 보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

답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6시까지 4~5㎞를 걷고 10여분간 휴식을 취하는 식으로 할 예정이다. 휴대품 중 건빵과 초코파이는 필수품이다.

"깨끗함과 더러움을 가리지 않으며 모든 지류를 받아들여 껴안고 묵묵히 흘러가는 강물을 쳐다보노라면 아등바등 애쓰는 우리네 삶이 하찮게 느껴집니다. 집착과 욕심이 사라지고 마음이 저절로 비워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

辛씨는 그동안의 답사 기록을 바탕으로 강의 역사.궤적과 주변 마을의 민속.문화.환경 등을 총체적으로 담은 인문지리지 성격의 '강 시리즈' 를 기획해 '금강' 편을 발간했으며 곧 이어 '섬진강' 편을 내놓을 예정이다.

辛씨는 "내년엔 북한에 있는 6대강을 탐사하고 싶다" 며 "이달 중 통일원에 방북 신청서를 낼 계획" 이라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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