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방식 학부제 '빅 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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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성균관대식(式) 학부제가 대학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대 이기준(李基俊)총장이 지난달 29일 성대를 찾은 것을 계기로 시작된 성대식 학부제 바람은 한완상(韓完相)교육부총리가 4일 "성대의 학부제가 대학가에 모범이 되고 있다" 고 발언하면서 불이 붙었다.

성대식 학부제는 형식적인 학부제가 아니라 '일상화되고 정착화된 학부제' 라는 점에서 타대학과 구별된다.

◇ 학부간의 경쟁과 교류=성대 학부제는 1996년 기존 76개 학과별 모집체계를 4대(大)계열 4소(小)계열(2002학년도 시행예정)로 모집단위를 광역화하면서 사실상 마무리됐다. 교내 행정업무 단위도 '총장 중심의 중앙집권행정' 에서 '학부장 중심의 분권행정' 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각 학부는 매년 학기초마다 전공을 선택하려는 2학년 진학 학생을 대상으로 전공설명회를 열어야 한다. 또 대학운영 방침을 학부별로 이행한 과정을 연말에 평가받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학부간 교류는 전공선택의 기회가 자유로워진 학생들과 교수들의 학제간 연구가 본격화하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이정석(李廷錫)교무팀장은 "지난 99년 8개 학과가 함께 참여한 동아시아유교문화권교육연구단이 BK21사업단에 선정되는 등 학제간 학술교류 사업이 활발해졌다" 고 말했다.

◇ '다산(茶山)형 지식인상' 배출=학부제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의 전공선택 폭이 크게 넓어졌다.

1개 전공당 33~35학점만 이수하면 복수전공 학위 취득이 가능토록 함으로써 복수전공자 숫자는 10배 이상 늘었고 전공 3개를 이수한 학생도 해마다 증가추세다. 조기졸업자도 늘어 7학기 졸업자뿐만 아니라 6학기 졸업자까지 배출되고 있다.

김혁(金赫.법학과)교무처장은 "다산 정약용 선생처럼 다양한 학문을 익힌 지식인을 배출하는 것이 학부제의 성과이자 최종 목표" 라고 말했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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