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원 연수회는 무겁고 비장한 분위기였다.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김중권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정국이 일대 변화를 맞고 있는 만큼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 고 강조했다.
◇ "직언하는 참모 발탁해야" =연수회에선 1백10여명의 의원들이 5개 조(組)로 나뉘어 당정개편에 대한 주문을 쏟아냈다.
정세균 기조위원장은 기조발제에서 "순수하게 민주당이 구성하는 첫 내각인 만큼 정부직과 당직 모두 개혁성이 검증된 인사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반면 유용태 의원은 "남북관계를 새로 맡을 사람은 보수 색채가 짙어야 야당과 극우인사로부터 지지받을 수 있다" 고 주장했다.
" '임동원 장관을 진작 사퇴시켰어야 했다' 는 발언도 상당수 있었다" 고 한 당직자는 전했다. 이상수 총무는 "소수 여당으로서 대야 관계가 중요한데 현재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그동안 대야 접촉에 한계를 보여왔다" 고 자성했다.
▶이낙연 의원=국민에게 비판받는 인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청와대 참모진은 직언할 수 있는 사람을 발탁해야 한다.
▶원유철 의원=개각시 필요하다면 야당 인사도 포함시킬 수 있다. 실세 대표가 필요하다. 다만 차기 대선에 뛸 인사는 배제하는 게 필요하다. 당직개편시 지역과 연령을 고려해야 한다.
▶이재정 의원=당정.여야 간의 대화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정무장관직 신설이 필요하다.
▶신계륜 의원=임동원 장관의 해임안 통과로 실향민이 분노하고 있다.
◇ "국정의 일대 쇄신 건의할 것" =전용학 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 뒤 "부분적이고 보완적인 개편으로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므로 일대 쇄신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최고위원들의 의견으로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 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개편방향을 놓고 이인제.한화갑 최고위원은 "내각 구성시 당 중심으로 하는 걸 반대한다. 야당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도 실무형이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김정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