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원내대표, 국회의장실 항의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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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 대정부질문은 예정보다 1시간40여분쯤 늦게 시작됐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아서다. 그 시간 김 의장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정부질문 때 의장단이 발언대의 마이크를 끈 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 의장실을 찾았다.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김 원내대표는 "의장단이 마이크를 끈 것은 헌정사상 의회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린 자해행위"라며 "입법부 수장이 그럴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여당 의원이 헌법재판소를 질타하고 야당 폄하 발언을 할 때는 못 들은 척하더니 야당 의원 발언 때 마이크를 끄고 제지하는 것은 편파적이다. 국회법에 명시된 의장의 당적 이탈 취지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런 상태로는 국회 정상 운영이 어렵다"며 "마이크를 끈 데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 당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유감을 표명하겠다고 했다.

이어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심재철 의원은 "앞으로 일이 일어나면 그 현장에서 곧바로 바로잡자"고 주장했다. 대정부질문 도중 마이크가 꺼진 최구식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내가 발언을 시작한 지 6분20초가 지났을 때 마이크가 끊어졌지만 지난 7월 대정부질문 때엔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의 경우 6분32초, 지병문 의원은 6분30초나 질문을 하지 않고 모두(冒頭)발언을 했는데 마이크가 끊기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대정부질문이 시작되자 김원기 의장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끝에 속개한 국회에서 의사진행이 원만치 못해 소란이 일어나고 발언이 중단되는 사태가 있어 의장으로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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