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최루탄 3년… 생산업체만 '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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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이 사라진 지 3년이 됐다. 경찰청은 3일 "1998년 9월 3일 만도기계 노사분규 현장(경북 경주.충남 아산)에 공권력을 투입하면서 최루탄을 쏜 것을 마지막으로 3년 동안 단 한발의 최루탄도 쏘지 않았다" 고 발표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95~98년 집회.시위 현장에서 사용한 최루탄은 모두 48만여발. 매년 평균 12만발 가량의 최루탄을 쏟아 부은 셈이다. 경찰이 무(無)최루탄 원칙을 지속하는 동안 위기 상황도 적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4월 대우차 부평공장 폭력진압 사태 전 현장 지휘관이 '강경한 시위대에 맞서기 위해 최루탄이 필요하다' 고 건의했으나 사용승인이 나지 않았었다" 고 전했다.

98년 이후 급격히 감소했던 화염병이 올들어 2천4백여개나 투척되면서 최루탄 사용 유혹이 있었으나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무최루탄 원칙을 고수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李경찰청장은 3일 "어떤 일이 있어도 역사의 물줄기를 거꾸로 되돌리지 않겠다" 며 무최루탄 원칙 유지방침을 밝혔다.

이처럼 최루탄이 사라지자 눈물을 흘리게 된 것은 최루탄 생산업체들. 한 최루탄 생산업체 관계자는 "99년 이후 경찰의 최루탄 구입이 중단돼 중동의 오만에 다연발탄을 수출하는 등 동남아.중남미 국가에 대한 수출을 추진 중"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측은 경찰의 무최루탄 원칙에 대해 "최루탄을 쏘지 않는 대신 경찰이 시위대에게 돌을 던지는 등 직접적 폭력이 늘었다" 고 반박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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