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에 곰팡이균도 동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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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중국.몽골 내륙의 사막화로 황사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모래먼지와 함께 곰팡이 포자도 황사에 실려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서대 환경공학과 여환구(呂煥九)교수팀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제12차 대기보전 세계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통해 황사에서 여러 종류의 곰팡이 포자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呂교수는 "지난 3월과 4월 황사 먼지를 모아 배양한 결과, 퓨사리움.아스퍼질러스.페니실륨.바시페토스포라 등 네가지 속(屬) 곰팡이가 나타났다" 며 "황사가 없는 시기에는 곰팡이 포자가 검출되지 않았다" 고 말했다.

呂교수는 또 "이들 곰팡이는 토양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곰팡이이기는 하지만 일부 곰팡이는 독성 물질이나 발암 물질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 "그러나 독성물질을 생성하는 종(種)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연구 결과에 비춰보면 중국에서 오는 황사가 국내 연안에서 일어나는 백화(白化)현상의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지질연구소(USGS)는 지난 6월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에서 발생, 대서양을 건너는 흙먼지 속의 미생물이 카리브해 연안의 산호초를 파괴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USGS측은 "흙먼지가 많이 날아왔던 1973년과 83, 87년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이 크게 확산했다" 며 "흙먼지에서 분리된 1백30여종의 세균과 곰팡이가 백화현상의 원인으로 판단된다" 고 보고했다.

USGS측은 "미생물은 태양의 자외선으로 쉽게 죽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흙먼지가 자외선을 차단하는 데다 대서양을 건너면서 습기가 공급되기 때문에 죽지 않고 바다를 건널 수 있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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