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두산 감독, 제구력 꽝 왈론드 퇴출로 가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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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올 시즌 프로야구는 8개 구단이 총 16명의 외국인 선수 중 14명을 투수로 채워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이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팀 에이스로 자리 잡은 투수가 있는가 하면, 벌써 퇴출 위기에 몰린 선수들도 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22일 부진한 외국인 투수 왈론드를 퇴출할 뜻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SK와 경기를 앞두고 왈론드에 대해 “대체 외국인 선수가 없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 정도로 제구가 안 되는 선수를 어떻게 계속 쓸 수 있겠나”라며 이미 마음을 정리했음을 내비쳤다.

왈론드는 우천 노게임이 선언된 21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해 2회 초 네 명의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강판됐다. 다행히 비 때문에 노게임으로 처리돼 기록은 남지 않았으나 김 감독의 뇌리에는 실망감이 크게 각인됐다.

비단 한 번의 난조 때문은 아니다. 시즌 직전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 9일에야 뒤늦게 합류했던 왈론드는 두 경기에서 승패 없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9피안타·8실점(7자책)이나 했다. 컨디션이 좋아지기를 조금 더 기다려 보려던 김 감독의 인내심이 21일 경기 4연속 볼넷에 싹 달아나 버렸다. 김 감독은 “지난해 일본에서는 제구력이 괜찮다고 해서 데려왔는데 위협적이지도 않고 제구도 안 된다”고 차갑게 말했다.

김 감독이 기대를 완전히 접은 데는 왈론드의 나약한 심성도 작용했다. “본인도 답답했는지 어제 더그아웃에 들어와서는 울더라”고 전하면서 “미국·한국·일본 무대를 다 다니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가 그렇게 마음이 여려 어떻게 하나”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왈론드는 2005년 국내 팀 LG에서 한 시즌을 뛰며 4승10패1세이브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일단 왈론드를 2군으로 내려보내고 김승회를 1군에 올렸다. 만일 왈론드의 퇴출이 최종 결정되면 올 시즌 개막 후 첫 사례가 된다.

한편 롯데도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사도스키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펼치며 개막전 선발로 나섰던 사도스키는 승리 없이 4패만을 기록 중이다. 사도스키는 팔꿈치 부상으로 2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퇴출 위기를 맞았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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