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사·약사·간호사들 '부업 전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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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의사.약사들이 생계를 위해 국수장사까지 하고 있다고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 벗들'이 14일 밝혔다.

이 단체는 이날 발간된 월간지 '오늘의 북한소식'에서 "의사를 비롯해 간호사.약사.일반 직원들이 오전에 (병원) 근무를 하고, 오후에는 국수장사를 나간다"고 주장했다.

소식지엔 함경북도 지역의 사례로 "의사 중에 위급환자가 발생하거나 오후에 연장근무를 해야 할 경우 다른 동료(의사)에게 자신의 국수를 대신 팔아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병원장의 책임 아래 직원들이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소식지는 "의료시설에 전기가 거의 들어오지 않다 보니 의사들은 야간에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등잔불 아래서 진료한다"거나, "포도당이 필요한 환자들은 사탕가루(설탕)를 시장에서 사오면 이를 끓여 전화당(轉化糖.포도당과 과당의 혼합물)으로 바꿔 포도당 대용으로 사용한다"는 등의 실태도 소개했다. "의약품은 거의 전적으로 유엔 및 외부 지원에 의존한다"고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에선 의사를 잘 대우하지 않는 데다 2년 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로 북한 사회에 '월급만으로 살 수 없다'는 풍조가 번지자 의료인력까지 부업전선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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