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하이닉스 처리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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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여름 휴가가 거의 끝나고 본격적인 경제 2학기에 들어간다.

이번 주는 하반기 4대 불안요인-현대투신.하이닉스반도체.대우차.쌍용양회-을 다시 한번 챙겨볼 때다.

정부 당국과 금융계는 지난주 집중적으로 논의됐던 현대투신(미 AIG컨소시엄에 매각)과 하이닉스(출자전환 포함한 채무재조정) 처리 문제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풀려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의 경우는 주초 채권은행장들의 협의가 주목된다.

대우차의 GM 매각 협상도 결단을 내릴 시점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관측이다. 한편 정부는 거시경제 정책 수단인 재정.금융.통화만으로는 당장 정책 효과를 크게 기대할 만한 환경은 아니지만 선진국의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계속 금리를 내리면서 달러화 강세를 견지하고 있으나 산업계의 거센 달러약세 요구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제로금리 아래서 금융완화에 초점을 맞춰 인플레 정책을 유도하고 있는데 얼마나 돈을 풀지가 관심이다.

유럽은 오는 30일 유럽중앙은행(ECB) 정례이사회가 주목된다. 산업계와 정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금융완화가 실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침체된 세계경제를 푸는 관건은 역시 미 정부의 자세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경기침체는 3분기에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출은 점점 악화돼 8월에 적자를 볼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무역수지는 한달 내내 적자를 보다 마지막 이틀간 밀어붙여 겨우 흑자를 내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말엔 대형 뉴스로 LG텔레콤 주도의 그랜드컨소시엄이 동기식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사업자에 결정됐지만 김이 빠져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적을 것이다. 다만 투자가들엔 통신 3강체제(한국통신-SK텔레콤-LG텔레콤)가 정리됨으로써 앞으로 통신업체들의 이합집산 속에 어떤 협력.계열체제가 형성되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불투명한 뉴스 속에서도 신경제의 기관차였다 경기침체의 원흉으로 전락한 정보기술(IT)산업이 초고속인터넷 도입 등에 따라 반도체 가격과 통신장비업체들의 성장력 회복이 기대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나아질 것이란 밝은 전망도 최근 나오고 있다. 이 점에서 지난주 미 나스닥 시세의 상승과 함께 이번 주 흐름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는 재계의 규제개선 요구에 정부가 얼마나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지도 체크해 봄직하다.

곽재원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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