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편견과 오해가 외동아이 외롭게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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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행복하게 외동아이를 키우는 비결
패트리샤 내크먼· 안드레아 톰슨 지음
정지인 옮김, 이미지, 281쪽, 9800원

“때로 저 아이를 보면 슬프지 않으세요? 혼자서만 저렇게 지내면 너무 외로울 것 같아요.”

외동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흔히 듣는 얘기다.

학교 선생님도 이렇게 말한다. “○○는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불러주기만을 기다려요. ○○는 외동아이지요?”

이처럼 외동아이에 대한 고정관념은 많다. 사회성이 부족하고 버릇이 없고 소심하고 이기적이라는 것. 게다가 형제 자매가 있으면 자연스레 배울 수 있는 경쟁과 타협, 공격과 후퇴, 그리고 승리와 패배를 인정하는 것 등을 배울 기회도 없다고 염려한다.

심리학자로 뉴욕에서 심리상담실을 운영해온 이 책의 저자들은 자신들이 만난 수많은 사례와 연구를 토대로 이 같은 고정관념은 뿌리 깊은 오해일 뿐이라고 단정한다. 그리고 이렇게 주장한다. “아이가 또래와 잘 어울리고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어려움이 닥쳐올 때 스스로 맞설 줄 알기 위해 형제 자매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그럼 외동아이에서 발견되는 문제는 무엇 때문일까?

외동아이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정확한 예언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외동아이라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부모들의 태도와 행동 탓이라는 게 저자들의 분석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불리’한 여건을 ‘보상’하기 위해 애정과 관심, 재산을 쏟아붓는다. 그리곤 아이가 모든 분야에서 빛을 발하는 ‘수퍼 차일드’가 되길 원한다. 때론 “외동아이라서 저래”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과민반응하기도 한다.

저자들이 외동을 둔 부모에게 제시하는 현실적인 행동 수칙에는 귀가 솔깃해진다.

예컨대 부모는 아이를 항상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라는 것. 맞벌이 부모인 경우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쉬고 싶지만 아이가 하나뿐이라는 죄책감 때문에 무리를 한다. 이 때 아이에게 부모도 힘들고 쉬고 싶다는 사실을 알리라는 것.

칭찬도 절제하는 게 좋다. 물론 작은 성취에도 작은 칭찬과 인정은 하되 항상 지나치지 않은지 판단하라는 것. 아이도 진짜 칭찬과 가짜 칭찬을 예리하게 구분할 줄 알기 때문이란다.

현대 가정의 새로운 모습인 이혼과 재혼, 불안정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하나뿐인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라면 저자들이 예리하게 분석한 외동아이의 심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이혼이나 재혼 때 부모들이 어떤 점에 유의해서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고 자녀를 지도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상세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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