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그래도 연구개발 투자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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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도쿄=남윤호 특파원] 일본 기업들이 적자와 긴축 속에서도 연구개발(R&D)투자는 꾸준히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나빠졌다고 무조건 경비를 삭감하는 것이 아니라 장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백32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1년도 R&D 투자활동' 에 따르면 과반수인 1백73사가 올해 R&D투자가 지난해보다 많다고 답했다. 회사당 평균 금액은 2000년에 비해 6.6%가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1999년에 비해 4.4% 증가했었다.

이들 기업 중 한국 정부의 R&D예산(약 4조4천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기업이 ▶마쓰시타(松下)전기▶도요타자동차▶소니▶히타치(日立)등 네 개나 됐다.

업종별로는 상위 10위 기업에 정보기술(IT)관련기업이 8개를 차지해 최근의 IT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장래의 기술경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쓰시타는 IT분야 침체로 지난 4~6월 중 30년만에 2백억엔의 영업적자를 내 감원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도 휴대용 단말기 등 첨단제품 개발을 위해 R&D투자를 지난해보다 6.6%나 늘릴 방침이다.

NEC.미쓰비시(三菱)전기.도시바(東芝)도 대규모 감원이나 반도체사업 축소에 나서면서도 R&D투자는 계속 늘리고 있다.

이는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장래의 수익사업으로 이어지는 싹은 그대로 남겨둬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한편 올해뿐 아니라 향후 5년간 연속으로 기초연구비를 증액하기로 한 기업의 수도 지난해 조사 때의 두배인 전체의 10%에 달했다.

R&D인력은 지난 3월 말 현재 2000년에 비해 조금 줄었지만 내년 3월까지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지금보다 늘리겠다고 밝혔다. 일반관리직 및 영업직 인원은 계속 줄고 있으므로 전체 종업원에서 차지하는 R&D인력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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