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체험학습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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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의 초등학생은 꾸준히 일관된 진로목표를 갖기가 쉽지 않다. 아직 뚜렷한 꿈이 없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어떻게 자녀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초등생의 이런 특징이 포트폴리오 구성시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체험전 성향체크로 진로파악 … 체험학습 선택

아직 희망진로가 명확하지 않은 학생은 자신의 성격적 유형에 맞는 직업군부터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엘티엘코칭연구소 엄연옥 소장은 “아이들은 욕구에 충실하기 때문에 흥미와 능력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의 성향을 파악해 큰 틀에서 진로의 방향을 함께 잡은 뒤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목표를 구체화하라”고 권했다.

조리있게 말을 잘하고 남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한다면 진취형에 속한다. 이 유형의 추천 진로는 방송국 프로듀서(PD)와 판사 또는 정치가 등이다. 어린이 방송국의 일일기자 체험이나 모의법정 체험 등을 통해 해당 진로가 흥미와 적성에 맞는지 시험해 볼 수 있다. 평소 학교 과제를 꼼꼼히 수행하고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라면 회계사·은행원 같은 사무형 진로체험에 도전해도 좋다.

체험후 다양한 대안 탐색한 진로 포트폴리오 작성

하나의 포트폴리오엔 여러 진로를 탐색한 경험이 묻어나도 상관없다. 에듀모아 남소연 선임교육컨설턴트는 꿈이 바뀔 때마다 새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진짜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진로를 찾아 고민했다는 흔적이 담기면 된다”며 “특정 진로체험을 마칠 때마다 그와 관련된 위인전·자료를 모아 풍성하게 내용을 채우는 식으로 ‘나의 진로탐색보고서’를 꾸며보라”고 권했다. 관심있는 몇 개의 진로를 인덱스로 나눠 관련 체험학습을 할 때마다 하나씩 채워나 갈 수도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체험학습 후기를 그림 일기로 모아두는 것이 좋다. 남 컨설턴트는 “저학년 포트폴리오를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하면서 부모가 도와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서툴더라도 학생이 경험한 것을 직접 그리거나 묘사한 식의 자료가 쌓여야 나중에 입시전형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림을 벽에 걸어 부모나 친구와 공유하면 아이가 자신의 진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이을교육연구소 강승임 소장은 “고학년은 ‘선(先) 포트폴리오, 후(後) 체험학습’식으로 미리 계획을 세워보라”고 조언했다. 자신이 탐색할 진로를 미리 정한 뒤 해당진로와 관련된 1년 계획을 짜는 형태다. 포트폴리오 앞쪽에 목차형식으로 희망진로와 알고 싶은 사항을 적고 이를 위해 방문할 교육관·체험학습장소를 적는다. 미리 알아본 사전지식과 준비물을 아래에 적으면 향후 이를 열람할 입학사정관에게 꼼꼼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는 “체험을 마친 뒤엔 ‘①경험한 내용 ②새롭게 알게 된 것 ③앞으로 내가 준비할 것’의 3단계로 나눠 보고서를 작성하라”며 “사진과 함께 자신의 느낌을 담은 에세이를 곁들여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설명]다양한 체험학습 속에서 진로와 관련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지난해 열린 어린이디자인창의력캠프 행사모습과(사진 위) 아이빛 어린이경제진로체험교실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사진 아래).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사진제공=서울시청·아자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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