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패기보다는 경륜갖춰야" JP 리더십론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뉴욕에 머물고 있는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얼굴)명예총재의 리더십론이 정치권에서 화제다.

또 "한나라당이 좋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 공조할 수도 있다" 는 그의 발언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관심을 보였다.

JP는 지난 8일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차기 대통령은)어린 패기나 저돌적인 실천력이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고 했다. "경륜과 사심없는 지도력을 갖춰야 한다" 는 말도 덧붙였다.

자민련에서는 이 발언이 '이인제(李仁濟)불가론' 을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매일 국내 소식을 팩스로 보고받는 JP는 최근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자신의 고향인 부여를 방문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민주주의를 가장 열심히 떠드는 사람이 비민주적인 파괴를 일삼고 있다" 고 비판했다. 이 표현은 평소 JP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겨냥해 종종 사용하곤 했다.

金명예총재는 "대통령 임기가 1년반이나 남아 있고 국가가 어려운데 사방에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스럽다" 는 말도 했다.

서울 당사에 남아 있는 이양희(李良熙)사무총장은 金명예총재의 인물 품평에 대해 "JP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우리한테 대통령 후보와 국정운영에서 빚을 졌으니 이제 그 빚을 갚아야 할 때가 됐다" 며 "그쪽에서 대통령 후보로 JP를 밀면 합당을 검토할 수 있을 것" 이라고 'JP대권론' 을 거론했다.

변웅전(邊雄田)대변인도 "金명예총재는 출국하던 5일 아침 ▶정상적 교육을 받고▶탁월한 지혜를 갖추고▶수많은 경험을 한 것을 경륜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고 소개하며 "결국 이 세 조건을 갖춘 유일한 분이 JP 아니냐" 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측은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 고 짧게 반응했다.

한편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JP는 선문답을 자주 하는 분이니 진의를 파악하기 어렵다" 고 신중한 반응이었다. 이회창 총재측은 그러나 JP가 이런 발언을 한 진의를 탐색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JP 특유의 줄타기가 시작된 것" 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여야 모두에 가능성을 열어 놓겠다는 뜻이라는 얘기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전영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