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 우현이 6m 더 짧아 … 사선으로 절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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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4월 15일자 1면.

민·군 합동조사단의 16일 천안함 함미 절단면 조사 결과 발표는 침몰 원인을 좁힌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일각에서 선체의 결함이나 내부 폭발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침몰 원인을 놓고 일대 논란이 빚어졌지만 외부 폭발로 잠정 결론을 내 큰 틀에서 일단락을 지었다. 민·군 합동조사단에 다수의 민간 전문가도 포함된 만큼 이번 발표는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민·군 조사단은 새로운 부담도 떠안게 됐다. 외부 폭발, 다시 말해 외부 공격의 주체가 누구이며, 어떻게 천안함이 침몰됐는지를 규명해야 한다. 이는 정부의 대응과 직결된 문제다.

민·군 합조단의 윤덕용 민간조사단장은 내부 폭발 논란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했다. 먼저 천안함의 함미 선체 부분을 조사한 결과 탄약고와 연료탱크, 디젤엔진실에 손상이 없었다고 했다. 또 가스터빈실에 화재 흔적이 없었고 전선의 피복 상태도 불에 탄 흔적 없이 양호했다는 점도 공개했다. 천안함에 내부 폭발이 있었다면 탄약고나 연료탱크가 터졌을 가능성이 크다. 전선 피복 등이 파손되거나 그을음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정상으로 확인됐다. 그래서 조사단은 “내부 폭발에 의한 선체 절단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천안함의 좌초 가능성도 부인했다.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서남방 2.5㎞ 부근의 해도(해저지도)와 해저 지형도 등을 확인해 봤지만 침몰 지점에 해저 장애물이 없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함정이 암초 등에 부딪혔을 때 생기는 선저의 찢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그는 밝혔다. 따라서 좌초에 의한 선체 절단도 아니라는 게 조사단의 판단이다. 일부에서 제기한 피로 파괴에 의한 천안함의 침몰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 났다. 금속 피로에 의해 선체가 파괴되면 선체 외벽을 이루는 철판이 단순한 형태로 절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 함미의 선체 외벽 절단면을 조사한 결과 크게 변형됐고 손상 형태가 매우 복잡하게 돼 있었다. 피로 파괴에 의한 천안함의 선체 절단 가능성은 매우 제한된다는 것이 조사단의 결론이다. 조사단이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외부 폭발로 본 것은 절단면의 형태 때문이다. 천안함 좌현으로부터 힘이 작용해 선체를 포함한 철판들이 안쪽으로 휘어진 것은 외부 폭발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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