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아픈 게 약이 되었나 김현수·이종욱 화력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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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두산은 16일 열린 2010 프로야구 서울 잠실전에서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6-4로 승리했다. 2위 SK가 인천에서 삼성을 7-2로 꺾었지만 두산은 0.5 경기 차 선두를 유지했다.

최근 5경기 동안 두산은 2승1무2패로 다소 주춤했다. 지난 주말 서울 라이벌 LG전에서 김현수와 이종욱이 몸을 던져 수비하다 부상을 입은 후 타격 페이스가 조금씩 떨어졌다. 김현수는 오른쪽 어깨를 펜스에, 이종욱은 얼굴을 그라운드에 부딪혔다.

두산은 롯데를 만나 뚝심을 다시 발휘했다. 두산은 1회 초 롯데 홍성흔에게 적시타를 맞아 리드를 빼앗겼지만 2회 말 1사 1·2루에서 손시헌의 2루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롯데도 지지 않고 3회 초 이대호의 투런 홈런으로 재역전했다.

두산은 3회 말 임재철·이종욱·오재원의 연속 안타로 3-3 동점에 다시 성공했다. 무사 1·2루 찬스가 이어지자 강공을 선호하는 김경문 두산 감독이 3번 타자 이성열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이 흐름을 반드시 잡아야겠다는 의지. 그러나 번트에 서툰 이성열은 파울·번트파울·헛스윙으로 삼진을 당했다. 두산 벤치 분위기가 얼어붙으려는 순간, 4번 타자 김현수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어깨 통증 때문에 최근 6경기 타율 2할6푼1리에 그쳐 ‘타격기계가 오작동하고 있다’는 걱정을 들었던 김현수는 이명우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초구를 받아 쳐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두산은 4-3으로 또다시 역전했다. 4타수 2안타·1타점을 올린 김현수는 타율을 3할4푼5리로 끌어올렸다.

롯데가 6회 초 1점을 따라붙자 두산은 또 두 걸음 달아났다. 6회 말 양의지의 볼넷과 임재철의 2루타로 2사 2·3루가 되자 이종욱이 중전안타를 터뜨려 쐐기 2타점을 올렸다. 5타수 2안타·2타점을 올린 이종욱은 “얼굴을 땅에 부딪힌 뒤 한동안 어지러웠는데 오늘은 집중이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7회 말 1사 1·2루에서 홍성흔이 삼진, 이대호가 3루 땅볼로 물러나며 마지막 찬스를 놓쳤다. 두산 선발 레스 왈론드는 5와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4실점을 하고도 시즌 첫 승을 올렸다.

한화는 청주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1-4로 뒤진 6회 말 1사 만루에서 정현석의 유격수 땅볼과 전근표의 중전안타로 2점을 따라붙었고, 7회 말엔 최진행의 투런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8이닝 동안 6피안타·4실점(3자책점)했지만 모처럼 타선의 도움을 받아 시즌 3승을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LG가 KIA에 8-4로 역전하며 3연승을 달렸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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