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 기업 연결해주고 임금도 분담해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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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은퇴를 임금피크제로 대응하기는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담당할 직무는 제한돼 있는데, 앞으로 55세에 걸리는 인력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인력운용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들도 내부통제·문서관리·민원담당·연체관리 등 단순업무를 맡는 데 불만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임금피크제 외에도 재취업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우리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재취업으로 연결시켜 주기 위해 ‘베이비붐 세대 명퇴 지점장 재취업 프로젝트’를 올해 도입했다. 단순히 취업 정보를 주고 면접을 주선하는 것뿐 아니라 취업이 성사되면 2년간 월급 중 절반을 은행이 지원해 준다. 30년간이나 은행 생활을 한 지점장이라면 중소기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프로젝트의 취지였다.

100여 곳의 희망 중소기업을 받아 명퇴 지점장 60여 명과 면접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30여 명이 이를 통해 취업이 확정됐다. 우리은행 이종인 인사부장은 “이번에 취업한 분들이 잘하면 앞으로도 기업에서 계속 요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말 희망 퇴직을 실시하면서 재취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우리은행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재취업하는 곳이 은행이라는 점이다. 퇴직한 은행원들이 다시 신한은행에서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관리전담계약직’이란 직군을 만들어 채용한 것이다. 희망퇴직자 중 절반 정도인 310명이 이를 통해 다시 채용돼 새로운 직무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취업·창업을 돕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외환은행은 전직을 지원하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연수’를 퇴직자 대상으로 실시한다. 퇴직을 앞둔 4개월 동안 재취업과 창업을 위한 심화교육이 제공된다. 단순히 정보 제공만이 아니라 심리상담도 함께 이뤄진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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