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수·외 3영역 표준점수 합산 상위 30곳 중 일반고 4곳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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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해 11월 치러진 2010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 서울 대원외고가 전국 일반계 고교 중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표준점수의 합계 399.4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일반고 가운데 세 개 영역의 표준점수 합계 평균이 가장 낮은 경기도의 한 고교는 206점이었다. 대원외고와의 차이가 무려 190여점에 달해 학력 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15일 국회로부터 전국 1270여개 일반계 고교의 2010학년도 수능점수 자료를 입수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을 뺀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을 분석했다. 그 결과 외국어 영역의 경우 상위 100개 고교의 평균점수가 121.8점인데 비해 하위 100개 고교의 평균점수는 76.37점에 그쳤다. 차이가 45.4점에 달했다. 언어 영역에서도 상위 100개 고교의 평균점수는 117.9점이었으나 하위 100곳은 74.6점에 불과했다. 수리에서는 상하위 100곳의 차이가 39.7점이었다.

3개 영역 평균점수 합계가 높은 상위 30곳 중에는 외국어과 과학고 등 특목고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원외고에 이어 용인·김해·명덕·한영·대구·대일외고 등의 순이었다. 강원 횡성의 민족사관고(8위), 울산의 현대청운고(18위), 전주 상산고(19위) 등 자사고도 위력을 발휘했다. 30위 중에 일반고는 공주 한일고, 경기 광명의 진성고, 공주사대부고, 경기 안산동산고 등 네 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들 일반고 역시 모두 비평준화 지역이어서 지역·학교 유형별 학력 격차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영역별 1등급(상위 4%) 비율에서도 대원외고는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명문대 진학 가능성이 높은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를 볼 수 있는 1등급자 비율은 수도권 지역 특목고와 비(非)평준화 지역 명문고, 사교육 특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서초구 소재 학교에서 높았다. 서울 강남의 고교들은 수능 1등급 비율이 높은 학교에는 포함됐지만 평균점수 순위에서는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았다. 이는 학교 내부의 학력 격차가 크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성탁·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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