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값 강세, 국내 증시엔 악재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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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원화 강세 때 코스피도 올랐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이 14일 이런 분석을 내놨다. 원화 강세가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수출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원화 가치가 오르면서 주식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와 다른 시각이다.

2002~2003년 달러당 원화가치가 1300원대에서 1100원대까지 올랐을 때 코스피는 오랫동안 이어지던 박스권을 뚫고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원화가치가 1600원까지 내려갔을 때 코스피는 오히려 1000 선까지 떨어졌다.

반면 올 들어 원화가치가 1100원 부근까지 올랐을 때 지수는 1700대까지 상승했다. 조병현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원화 강세 국면과 코스피 상승세는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히려 최근의 원화 가치 상승을 경기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비롯, 국내 기업이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이에 따른 달러의 유입이 원화 강세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만 오르지 않는다면 증시에 악재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 연구원은 “과거 원-달러 환율이 900~1000원일 때도 기업들은 수익을 냈다”며 “증시가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일시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의 조기 절상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위안화 절상이 원화 강세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토러스증권이 위안화 절상이 이뤄진 2005년 7월 초를 분석한 결과 위안화가 2% 절상된 16거래일 동안 원화 가치는 2.8% 오르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그 기간 중 코스피도 2.7%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철강과 조선 등 중국 투자 확대 업종과 전기가스와 은행 등 원화 강세의 혜택을 본 업종의 상대 수익률이 좋았다. 토러스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전격적으로 위안화를 절상한다면 철강이나 조선·은행 등의 업종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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