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만에 물 위로 … 천안함 함미 손상 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천안함의 함미가 침몰 17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함미 상부의 연돌(굴뚝)은 뜯겨져 나갔으나 맨 왼쪽에 보이는 76㎜ 함포와 그 오른쪽의 40㎜ 함포는 손상을 입지 않았다. 함미의 절단 부분(원 안)은 수직에 가까운 형태로 날카롭게 잘려졌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침몰한 해군 천안함의 함미 윗부분이 17일 만인 12일 대형 크레인선에 의해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며 수심이 얕고 조류가 약한 백령도 해안 쪽으로 옮겨졌다. 이에 따라 실종 승조원 44명 대부분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인양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간 인양 작업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기상이 좋으면 4~5일 내에,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함미를 인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함미는 이날 오후 4시쯤 대형 크레인선에 의해 해수면 가까이로 끌어올려진 뒤 오후 8시45분쯤 침몰 해역(수심 45m)에서 백령도 연안으로 4.6㎞ 떨어진 수심 25m의 해상으로 옮겨졌다. 2200t짜리 이 크레인선은 인양용 쇠사슬 두 개를 이용해 함미를 해저에서 끌어올려 목표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이날 함미 이동 과정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상부 구조물 가운데 연돌(굴뚝)은 뜯겨져 나갔으며 추적레이더와 연돌 부분 사이의 함대함 미사일 하푼 2기, 어뢰 6발 중 3발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추적레이더도 일부 파괴됐다. 40㎜ 및 76㎜ 함포와 나머지 하푼 미사일 2기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함체의 절단면 윗부분은 수직에 가까운 형태로 잘려졌다.

민간 인양 작업팀은 이날 오후 3시쯤 함미에 두 번째 인양용 쇠사슬(직경 90㎜)을 걸고 함미 절단면 부분에 그물망을 설치한 뒤 함미를 이동시켰다. 그물망 설치는 함미 이동 과정에서 실종 장병이나 함체 내부의 유류품이 떠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민간 인양 작업팀은 앞으로 함미에 세 번째 쇠사슬을 건 다음 인양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함미를 옮긴 해역은 잠수사가 세 번째 체인 연결 작업을 하기가 좋은 곳”이라며 “감압을 하지 않은 상태로 1시간가량 연속 잠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8시부터 15분 동안 함미 절단면에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실종 승조원 수색과 폭발 원인 조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령도=정기환 기자, 정용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