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의 투자’ 돋보여 … 단기 실적 나빠도 투자원칙·매니저 안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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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단기적으로 실적이 떨어지더라도 원칙을 바꾸지 않았다. 투자 원칙과 철학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펀드매니저도 바꾸지 않는다.’

올 1분기 운용사 평가에서 대형사(순자산 1조원 이상) 1위에 오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중·소형사 1위인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공통점이다. 한국투자밸류의 펀드 평균 수익률은 4.1%로 2위(1.1%)를 압도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5위 안에 ‘한국밸류 10년투자연금1’(4.5%) 등 3개가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기업의 실적이나 자산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들만 골라 투자한다. 지난해엔 가치주들이 외면당하면서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 평균을 밑돌았다. 하지만 가치주는 외면당할수록 저평가도가 심해지는 법. 결국 올 1분기에 가치주가 재조명받으면서 성과를 냈다.

배준범 자산운용부장은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는 믿음에 지난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때도 보유 종목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소형사 1위인 에셋플러스(3.2%)는 철저히 1등 기업만 골라 투자한다. 최광국 국내주식운용본부장은 “중국의 소비가 급증하는 점에 착안해 정보기술(IT)·자동차·여행업의 1등 기업에 주로 투자한 게 적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소비 관련 종목의 비중을 앞으로 더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셋플러스는 ‘코리아리치투게더’라는 펀드 단 하나만 운영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와 에셋플러스는 펀드매니저를 여간해서 교체하지 않는 것으로도 이름나 있다. ‘사람이 바뀌면 투자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의하면, 지난해에 국내 펀드의 40%에서 펀드매니저가 교체됐다.

1분기에 높은 수익률을 보인 러시아 펀드는 우리자산운용(12.3%)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중국 펀드는 하나UBS자산운용(-0.3%)이 개중 나은 성적을 보였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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