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면 매끈하면 어뢰·기뢰, 수중 폭발 … 뜯겼다면 충돌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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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크게보기>◆육안 관찰

①찢긴 흔적=함미와 함수를 건져 올렸을 때 선체에 찢긴 흔적이 있을 경우다. 천안함 생존자인 김병남 상사는 “배가 암초나 사주(모래톱)에 걸리면 기본적으로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고 말했다. 조타장은 함정의 진행 방향을 조작하는 만큼 함정이 암초 등에 걸리는지에 민감하다. 해군 관계자는 “함정이 암초에 걸리면 철판이 찢어지면서 물이 스며들어 서서히 좌초한다”고 말했다. 천안함이 측면에서 긁히면서 찢어진 자국이 있으면 암초나 모래톱에 걸린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생존 장병의 진술에 미뤄보면 이 가능성은 극히 낮다.

②뜯긴 흔적=어뢰가 함정에 직접 충돌했을 경우에 생긴다. 음향 어뢰나 어뢰를 개조해 원통에 넣은 사출형 기뢰 또는 부유 기뢰가 함정의 측면 또는 선저 부분을 직접 타격하면 충돌 면이 움푹 들어가면서 뜯기듯이 구멍이 난다. 익명을 요구한 군 전문가는 “어뢰나 사출형 기뢰가 함정을 직격하면 충돌과 동시에 구멍이 나면서 폭발한다”며 “어뢰나 사출형 기뢰가 뚫고 들어간 주변은 휨 현상이 일어나고 폭발에 의한 잔해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어뢰나 기뢰의 파편을 찾아내야 명확한 원인이 규명된다.

③매끈한 절단면=어뢰나 기뢰가 함정 아래쪽 수중에서 폭발하면 강력한 버블제트(Bubble jet)가 생긴다. 버블제트는 ‘위-아래-위’ 방향으로 세 번에 걸쳐 힘이 작용하면서 함정을 두 동강 낸다. 함정이 매끈하게 절단된다. 해군 고위 관계자는 “버블제트에 의해 침몰한 함정의 철판은 위와 아래 모두에 휨 현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현미경 관찰

④특수합금 검출=한·미 해군이 소해함을 동원해 수색 중인 기뢰나 어뢰 등의 파편이 발견되면 전자현미경으로 금속의 성분을 분석한다. 기뢰나 어뢰 등의 합금 성분에 따라 제작자를 판별해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뢰에는 강철 또는 알루미늄합금이, 기뢰에는 강철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 강철이나 알루미늄합금이 해외에서 수입된 것이면 제작자를 알아내기 어렵다. 이럴 경우에는 해외에 이와 유사한 성분의 재료를 사용한 기뢰나 어뢰가 있는지 추가 확인작업이 필요하다. 절단면과 파편 등에 묻은 화약 흔적도 원인 분석에 사용된다.

⑤비치마크(beach mark)=함정이 피로현상에 의해 파괴됐을 경우엔 절단면에 비치마크가 생긴다. 비치마크는 원형줄무늬 모양의 자국으로 파도에 의해 생기는 해변의 줄무늬 모래 형태와 유사하다. 철판에 작용하는 힘에 의해 피로현상이 반복되면서 나타난다. 이 가능성도 극히 낮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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