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분양 청약자 부쩍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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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 지방 분양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모델하우스를 찾는 방문객이 늘고, 청약률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분양 당시 방문객으로 북적인 포항 효자동 SK 모델하우스 현장.

수도권.충청권이 움츠린 사이 지방아파트 분양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포항.마산.밀양 등 중소도시에서 선보인 아파트 청약 성적은 좋은 편이다. 부산.대구 등 지방 광역시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 규제 완화 기대감에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늘고 계약률도 높아졌다.

업체들은 '지방이 효자'라며 지방 공략에 고삐를 당길 태세다. 수도권은 규제가 여전하고, 충청권은 수도 이전 무산의 악재를 만나 분위기가 식은 때문이다.

중소 도시가 특히 강세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이 뜸했고,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실수요는 물론 투자 수요까지 가세해서다. 지난 3일 경북 포항시 효자동에서 선보인 SK뷰는 1181가구 분양에 3206명이 청약해 2.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54평형은 최고 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SK건설 장태일 상무는 "포항에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 이만한 청약자가 몰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나온 경남 마산시 월포동 벽산블루밍은 216가구 모집에 1195명이 청약했다. 같은 날 경남 밀양시 삼문동에서 청약한 대우푸르지오(457가구)도 3.2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대우건설 김형배 소장은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지방 광역시도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해제 기대감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달 20일 분양한 부산시 동래구 사직동 LG자이(249가구)는 현재 81%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부산은 9월까지 미분양 주택이 5200가구에 이를 정도로 분양시장이 가라앉아 있었다. LG건설 한상옥 소장은 "정부.여당이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힌 이후 투자심리가 나아져 계약자가 늘었다"고 전했다.

모델하우스 방문객도 늘었다. 지난 3일 문을 연 대구시 서구 비산동 한신휴플러스(335가구) 모델하우스에는 5일간 3500팀이 다녀갔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29 대책 이후 분양했다가 실패해 1년 만에 재분양에 나섰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미뤘던 지방 분양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이달 말 용호동 오륙도 SK뷰(3000가구).뉴메트로시티(1149가구), 해운대 포스코더샾센텀스타(848가구) 등이 선보인다. 울산에선 극동건설.금강종건 등이 연말까지 2500여가구를 분양한다.

최근 2~3년간 아파트 분양이 거의 없었던 전남 목포에서는 이달 중순 남악신도시에서 대우푸르지오(550가구)가 나온다. 대우건설 오재근 소장은 "석 달 전부터 주민들을 만나 분양 물량의 세 배가 넘는 1700명의 구입 희망자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성종수.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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