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유혈 시위 … “경찰 발포로 100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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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이틀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7일(현지시간) 수도 비슈케크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해 약 10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야당 지도자인 오무르베크 테케바예프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위대는 의사당과 국영 방송국을 점거하고, 검찰청사에 불을 붙여 검은 불길이 하늘로 치솟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북서부 탈라스시에서는 시위대를 만류하던 아킬베크 자파로프 부총리와 몰도무사 콘간티예프 내무부 장관이 시위대에 인질로 잡혔다. 두 사람은 시위대에 심하게 구타당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5000여 명의 시위대는 구속된 야당 지도자들의 석방과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의 사임 등을 요구하며 정부 청사를 향해 행진하던 중 경찰과 충돌해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진압 경찰들이 정부 청사를 점거하려던 시위대에 총을 발사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시위대들도 경찰들에게서 빼앗은 AK-47 소총을 발포해 교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바키예프 대통령은 시위가 나린주 등으로 확산하자 수도 비슈케크와 3개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정부와 시위대 양측에 폭력 자제를 촉구했다. 양국은 모두 키르기스에 군사기지를 두고 있다. 900여 명의 한국 교민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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