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달러…1유로당 1.3달러 육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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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의 가치 하락세가 심해져 1유로를 사는 데 1.30달러가 필요한 날이 머지않았다. 달러화는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0.97센트 오른 1.2972달러에 거래돼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8일의 유로당 1.2930달러보다 가치가 더 떨어진 것이다.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05엔대로 하락했다.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가 34만개 증가했지만 현재 미국의 정책과 여건으로 볼 때 쌍둥이(무역.재정) 적자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판단이 시장에 번진 탓이었다. 하버드대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된다고 가정할 때 달러화 가치는 15~20%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베스트란데스 은행의 한 전문가는 "투기성이 강한 자금인 헤지펀드 등이 보유 달러를 팔고 유로화를 매입한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전날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화 상승세가 아직은 극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한 것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1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또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달러화는 별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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