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경기 회복기에는 설비 투자를 많이 한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2007년 한 해 코스피지수가 32.3% 오르는 동안, 전년도인 2006년 설비투자율 상위 30개 기업의 주가는 평균 36.1% 상승했다.
지난해 성적은 더 좋았다. 2008년에 설비를 늘린 ‘준비된’ 기업들의 주가는 67.9%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9.7%)을 18.2%포인트 웃돌았다. 반대로 2008년 같은 경기 침체 및 주가 하락기에는 설비 투자 기업들의 주가가 더 많이 빠졌다. 미래를 잘못 예측해 투자했다가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설비투자율은 총 자금지출에 대한 설비투자의 비율로 산출했다. 총 자금지출은 각종 유형자산·유가증권 투자 등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 흐름과, 배당이나 차입금 상환 같은 재무활동에 따른 현금 흐름을 합친 것으로 정의했다. 대략 제품을 만들어 파는 영업활동에 직접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에 쓴 돈에 해당한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난해 설비투자율이 높은 업체는 LG이노텍·LG하우시스·소디프신소재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하이닉스·락앤락·대한항공 등도 설비투자율이 30%를 넘은 14개 기업 가운데 들었다. 토러스투자증권 이원선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정보기술(IT) 업종은 전 세계적으로 가동률이 100%에 육박한 상황이어서 앞으로는 선투자한 기업들의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