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힌두교·불교’인도 미술 국립중앙박물관에 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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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립중앙박물관 인도실에 전시된 문수보살 비상. 12세기 유물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인도 미술의 깊은 뿌리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볼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아시아관 인도·동남아실을 소장 유물 84점으로 새롭게 꾸몄다. 지중해풍 서구인의 얼굴에 인도 불교의 옷을 입은 2세기 무렵 간다라 불상부터 19세기 인도의 세밀화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외국의 유물들로 전시실과 수장고를 채운 해외 유수 박물관들과 달리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은 대부분 우리 유물이다.

기존의 인도·동남아실은 외국 박물관에서 빌려온 유물을 전시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민병훈 아시아부장은 “2005년 용산으로 박물관을 이전한 이후 해외 유물을 집중적으로 구입했고, 기증도 받았다”며 “유사 이래 자체 유물로 처음 연 동남아실”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동남아 지역은 힌두교와 불교가 혼재돼 독특한 미술 양식을 남겼다. 사랑을 나누는 남녀가 에로틱한 자세로 표현된 ‘미투나’상, 화려한 문수보살 비상(비석처럼 납작한 판에 입체적인 부조를 새긴 형식), 코끼리의 머리를 지닌 힌두의 신 ‘가네샤’상 등 수준 높은 유물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인도 미술의 꽃이라 불리는 4~7세기 굽타 미술을 건너 뛴 구성이 아쉽긴 하다.

김혜원 학예연구사는 “굽타 미술 작품은 경매에도 거의 나오지 않을 만큼 구하기 어려워 소장품이 1점 뿐”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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