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안보조약 폐기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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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일 정상이 30일 양국 안보체제의 신시대 돌입을 선언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의 노다 에이지로(野田英二郞)전 인도 대사가 미.일 동맹 무용론을 주장해 관심이다. 다음은 노다가 23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기고한 '미.일 안보조약 폐기돼야 한다' 란 글의 요지.

요즘 미국이 미.일 동맹을 강화하길 원한다는 보도가 종종 나온다. 그러나 그에 동조하는 주장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동맹' 은 공동의 적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일본은 적어도 1990년대 이후에는 미국 입장에서 볼 때의 공동의 적을 제외하면 자체의 적이 없는 상태가 계속됐다. 미국한테는 군사기지 유지 문제가 미.일 안보동맹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다.

그러나 미군기지는 45년 이후 일본 국민과 미군 사이에 마찰의 불씨가 돼 왔다. 오키나와(沖繩)가 특히 그랬다.

대다수 일본인은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하길 바라며 안보조약에 따라 미국이 수행한 임무에 감사한다.

일본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후 민주주의 개혁을 주창하면서 일본 재건을 도와준 데 대해 큰 빚을 지고 있다.

하지만 안보조약에 근거한 현재의 방위협력 체제는 부적절하며 지킬 수도 없는 것이다.

현재의 동맹은 극동의 지정학적 상황과 미군기지라는 불행한 현실의 두가지 측면에서 볼 때 외교적 수사(修辭)를 넘어서지 않는다.

몇몇 미국 안보전문가들은 동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이는 대다수의 일본인들을 납득시키지 못했고 부지불식간에 일본내 극우 민족주의 세력을 부추겼다.

미국과 일본이 더 유익하고 항구적인 관계를 누리려면 안보조약을 종결시키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모든 미군기지는 철수하고 새 우호 및 협력조약을 체결해야 한다.

일본은 핵을 보유하지 않고 자체 안보를 유지 해야 하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은 특히 충분한 해군력과 공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경제적으로 상호의존적인 공동체가 출현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평화를 담보한다. 정치적 중립을 지킴으로써 일본은 헌법에 명시한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 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정리=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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