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당기순익 지난해 58% 증가 … 환율 감안해도 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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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2008년엔 30조2225억원, 지난해엔 47조7412억원.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12월 결산법인들의 당기순이익 증가세다. 한국거래소가 565개사의 경영실적을 합해 5일 발표한 수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58%(17조5188억원) 늘었다는 게 관심사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내는 조금 다르다. 환율효과를 빼면 크게 나아진 게 없다는 얘기다. <관계기사 e12면>

대신증권에 따르면 2008년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들의 외환 부문 손실은 15조755억원. 금융위기로 원화가치가 떨어져 외화표시 부채의 원화 환산액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그런데 이게 지난해엔 2조5958억원 이익으로 바뀌었다. 원화가치가 오른 덕분이다.

이를 빼면 지난해 순이익은 45조1454억원이 된다. 2008년(45조2980억원)과 거의 같다. 본업에서 번 돈은 지난해나 2008년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제자리걸음이었다.

비슷하게 환율 변동을 경험한 신흥국보다 한국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이 훨씬 높았다. 삼성증권 이기본 팀장은 “신흥시장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평균 3.2%로 60%에 가까운 우리보다 훨씬 낮다”며 “국내 기업들이 선전했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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