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내년에 바꾸면 돈 더 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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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타이어에도 가전제품처럼 에너지 효율을 나타내는 등급표시를 부착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지식경제부는 4일 교통 부문에서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승용차용 타이어 효율등급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타이어 제조·판매사는 타이어의 노면 마찰력을 나타내는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에서의 접지력(제동력)을 측정해 각각의 등급을 제품에 표시해야 한다.

미국 수송연구회 연구자료에 따르면 타이어의 회전저항이 10% 감소하면 연비는 1.74%가량 개선된다. 지경부 장석구 미래생할섬유과장은 “현재 보급률이 1.8% 수준인 고효율 타이어를 모든 승용차로 확대하면 연간 35만TOE(석유환산 t)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며 “이는 승용차로 서울과 부산을 594만 번 왕복할 수 있는 에너지”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일본·유럽연합(EU)도 2012년부터 타이어 효율등급제를 시행할 계획이어서 수출을 위해서도 등급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경부는 밝혔다.

효율등급제를 도입해 고효율 타이어가 보급되면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는 차 1대당 5만2000원가량의 추가비용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승용차 1대당 3년간 17만4000원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어 전체적으로는 12만2000원가량 이득이라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등급표시는 회전저항과 제동력 두 가지 요소에 대해 각각 1~5단계로 등급을 나눠 표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전저항이 낮은 타이어를 달면 자동차의 연비가 좋아지지만, 제동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이 두 가지 성질을 등급화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평가기준과 시험방법, 등급표기 방법 등은 올해 안에 규정을 만들어 고시키로 했다. 이 기준에 따라 내년 하반기부터는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등급 표시를 하게 되며, 2012년부터는 모든 타이어에 등급표시가 의무화된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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