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영해침범 보고 받고도 골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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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조영길(曺永吉)합참의장이 지난 2일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을 보고받고도 계속 골프를 치고 합참 상황실로 복귀하지 않았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0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曺의장이 2일 오후 1시30분쯤 전역 장성들과 함께 남성대 골프장에서 골프를 시작했을 때 "북한 상선 령군봉호가 낮 12시35분 추자도 동남방 12마일 영해에서 발견됐다" 는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曺의장은 전화로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퇴거조치하라. 계속 감시하라" 고 지시하고 골프를 쳤다는 것.

曺의장은 골프를 끝내고 오후 7시30분쯤 북한 상선 백마강호가 다시 영해에서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고 '사태가 심각하다' 고 판단, 합참 작전본부장이 주관하는 위기조치반을 가동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曺의장은 긴박한 상황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군 수뇌들이 모이는 합참 상황실로 가지 않고 공관으로 향했다.

국방부 일각에선 "사정이야 어찌됐든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 보고를 받고 골프를 계속 치거나 공관에서 지휘한 것은 적절치 않은 행동" 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합참 고위 관계자는 ▶曺의장이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을 심각하게 보기 어려운 초기 상황이었고▶공관에서의 지휘는 1998년 북한 반잠수정 침투 때도 그랬던 것처럼 曺의장의 평소 스타일이라고 해명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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