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건에 한국 새마을운동 벤치마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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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내전은 끝났다. 그러나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빈곤과의 전쟁, 국가 개발을 위한 전투이다.”

국빈 방한 중인 조셉 카빌라(39·사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대통령은 30일 인터뷰에서 ‘국가 재건’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제 개발 경험이 콩고 발전에 매우 소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콩고는 2004년부터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2004년 수도 킨샤사에 ‘콩고새마을회’가 설립됐고 3개 시도 18개 마을에서 1075명의 관련 회원이 활동 중이다.

카빌라 대통령은 민주콩고의 첫 민선 대통령으로 28일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 일정을 마친 뒤 31일 귀국한다. 2005년 이후 두 번째 방한이다. 아프리카 중앙에 위치한 민주콩고는 면적이 한반도의 11배에 달하며 다양한 광물자원과 풍부한 수자원을 가진 자원부국이지만 1인당 GDP는 171달러에 불과하다. 아버지 로랑 카빌라 대통령이 암살된 후 당시 군 참모총장이었던 그는 과도정부 대통령으로 합의 추대 됐고, 2006년 첫 민주선거에서 당선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방한 일정에서 성과를 꼽는다면.

“정상회담에서 다양한 분야의 협력에 동의했다. 이명박 대통령께 8월 중 민주콩고를 방문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초청했으며, 이 대통령의 방문이 성사되기를 기대한다. 민주콩고에서 진행 중인 전략적 경제개발계획에 대해 중점적으로 협의했다. 이를 공통분모로 양국간 교류가 강화될 것으로 믿는다. 우리의 가장 시급한 경제적 목표는 국가 재건이다. 다양한 경제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광물 자원 개발에 한국이 공동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인프라를 개발하고 싶다. 관련 상호양해각서(MOU)도 두 건 체결했다.”

-민주콩고가 새마을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계기와 현황은.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지만 특히 남부 민주콩고에서 여러 시범 계획들이 진행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국토개발을 위해 이런 운동이 더 활발히 되어야 한다고 본다.”

-민주콩고는 오랜 내전을 겪었고 대통령은 정세 안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2006년 민주적 절차로 선거를 실시하면서 대통령·의회·행정부가 민주적으로 임명됐다. 대화·협상을 통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었고, 이제는 모든 지역에서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도래한 평화를 지키는 게 내 역할이다. 이젠 빈곤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민주콩고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 대륙의 문제다. 이 전쟁을 잘 수행하고 이겨내는 게 미래의 커다란 도전이다. 이 도전을 같이 할 수 있는, 믿을만하고 우리를 존중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

-한국과 한국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한국 국민에게 크게 감사드린다. 한국인들은 우리가 난관을 겪고 있을 때 한국정부를 통해 동반자가 돼주었다. 한국과 콩고민주공화국이 관계를 돈독히 하고 우애를 강화하는 건 거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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