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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후쿠오카 '경제벨트' 굳어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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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 간 교류가 최근 급속히 늘고 있다.뱃길로 2백 ㎞밖에 안되는 등 거리가 가까운 데다 지방 거점 대도시라는 두 도시의 특성도 비슷해 상호협력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최근 공 ·해상으로 직항로까지 늘어나면서 '지역간 연대'라는 양국 교류의 새로운 형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부산시 백운현(白雲鉉)경제진흥국장은 "부산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후쿠오카에 진출하는 지역 업체가 증가하고 관광교류도 활발해지는 등 두 도시간에 벌써 경제 ·관광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업인들 출 ·퇴근도

◇하루 생활권으로 접근=부산시 남구 대연동 ㈜미래닷컴의 최희주(崔熙柱 ·38)사장은 요즘 아침에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출근했다가 저녁에 다시 부산으로 퇴근하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그는 올 초 일본의 교육솔루션 전문업체인 아이텍 등과 합작해 PC보우엔터프라이즈를 설립했고 이 사업이 자리를 잡아가자 현지에서는 도입 단계에 있는 PC방 사업에 손대고 있다.

崔사장은 "IT(정보기술)업계에서는 우리가 일본에 비해 비교 우위를 지키는 분야가 의외로 많다"며 "후쿠오카는 왕래가 편한 데다 경쟁이 심한 서울에서보다 훨씬 편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고 평했다.

*** 기술 ·인력등 공조 추진

◇IT산업 교류 촉매로=후쿠오카 등지에서 IT사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업체는 60여 곳.후쿠오카시는 앞으로 더 많은 부산기업과 인력이 후쿠오카로 와주길 바라고 있다.

일본의 경우 도쿄와 오사카 등에서도 이 분야 인력난으로 고전하고 있어 후쿠오카는 부산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부산시도 부산을 한국의 '국제도시 1번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행정협력 도시인 후쿠오카와 지난해 두 도시간 IT통로(Corridor) 구축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IT와 관련한 기술 ·인력 ·자본 교류를 통해 공영을 꾀하자는 것.

부산시는 지난해 봄 학계 ·업계를 중심으로 IT교류를 위한 부산실무협의회를 구성했다.부산시는 또 올해부터 2차례 6개월 과정의 한일 교류인력 신규 양성과정을 개설해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일본측도 지난 2월 후쿠오카 사업단을 부산에 보내 한일교류센터 설치와 전문 포털사이트 구축문제 등을 협의했다.

*** 제조등 118업체 진출

◇부산진출 일본업체도 늘어=5월말 현재 일본에서 부산지역에 진출한 업체는 모두 1백18곳.부산정기㈜ 등 제조업이 60여 곳에 이르며 금융 ·무역 ·도 소매 ·음식점 등 서비스업이 40여 곳이다.

전통 일식집인 미다미 ·텐마 ·보누울 등은 부산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 미식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산과 가까운 경남 진해시에 일본인이 대형 갈비 집을 내 성업 중이다.

*** 비행기는 한시간 걸려

◇편리한 교통편=부산∼후쿠오카 간에 개설된 교통편은 항공기가 주 9편,쾌속정이 3편이다.이를 통해 하루 평균 8백70여 명이 오간다.

비행기로는 1시간이 안 걸리며 배로도 3시간이면 갈 수 있어 이들 교통편이 두 도시를 하루 생활권으로 묶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해 두 도시간을 오간 사람은 모두 23만9천54명으로 전년에 비해 18% 늘었다.

부산항을 통한 물적 교류도 활발하다. 또 후쿠오카에서 도쿄 등 동부지역 항구를 오가는 일본의 컨테이너선들은 부산을 화물 중간 배급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자성대부두에서 지난해 피더선 CMAL ·UASC호 편으로 부산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4천 개 중 절반 정도는 일본 연안화물로 터미널 측은 보고있다.

이들 컨테이너는 1개당 7만4천8백28원을 부산항에 떨어뜨린다.일본 연안화물이 부산을 거쳐가는 것은 일본 연안항로 운항비용이 한일항로 운항비용보다 비싼 데다 대한해협의 조류를 잘 타면 연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서로 '타운'조성 방안 협의

◇관광 ·문화교류도 급증=두 도시는 관광·문화 교류를 통해 하나의 '관광 존' 형성을 향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후쿠오카 시에서 열린 '텐진(天神)코리아 타운'행사에 시의 관광관련 공무원들이 총 동원되는 등 큰 역할을 했다.

이 행사는 양국간의 관광교류 촉진을 위해 언제부터 열린 것으로 매년 행사규모가 커지고 있다.두 도시는 부산에 '후쿠오카 타운'을 만들고 후쿠오카에 '부산 타운'을 조성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후쿠오카현 한 ·일 친선협회 이시이 요시타카 회장은 "후쿠오카시를 중심으로 한 규슈 인구 1천3백만 명과 부산권 인구 7백만 명을 하나로 묶으면 거대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글=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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