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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독감 바이러스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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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4일 중국산 오리고기에서 검출된 고(高)병원성 조류독감(家禽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국내에서 아직 한번도 발견된 적이 없는 독성이 강한 병원체다.

닭.칠면조 등 조류에서 10마리가 걸리면 8마리 이상이 죽는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금(家禽)은 벼슬이 새파랗게 변하는 청색증과 함께 기침.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인다.

다만 오리는 감염돼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국제수역(獸疫)사무국(OIE)은 고병원성 조류독감을 '리스트A' 가축 질환으로 분류해놓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한다.

조류독감이 전 세계적으로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은 1997년 홍콩에서 사람에게 발병해 6명의 사망자까지 냈기 때문.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김옥경 원장은 "올해 홍콩에서 재발한 조류독감은 97년 첫 발생 때와 달리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했다" 며 "중국산 오리고기에서 검출된 조류독감 바이러스도 홍콩과 비슷한 시기에 발생했으므로 사람에는 일단 해가 없을 것" 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가정은 이 바이러스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등 공신력있는 기관에 보내 유전자까지 완전 분석한 후에나 확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만의 하나 이번에 검출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판정될 것에 대비, 소비자들은 오리.닭고기 등 가금육을 충분히 익혀먹으라고 당부했다.

서울대 수의학과 김선중 교수(조류질병학)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생닭.생오리가 아닌 냉동 닭고기나 오리고기에 포함돼 있어도 국내의 다른 가금들에 전염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며 "이는 이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약하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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