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암초등앞 '곡예 등하교' 문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서울 용산구 용산동2가 용암초등학교 2학년 김동희(金東姬.9)양 부모는 며칠 전부터 딸이 등.하교할 때마다 걱정이 태산이다. 보수공사로 통제됐던 남산 2호터널이 지난달 30일 재개통하면서 학교 앞 도로를 지나는 차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5백20여명이 재학하는 학교 정문 주변에는 도로들이 부챗살 모양으로 펼쳐진 오거리가 있으나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등 교통안전시설이 전혀 없어 조마조마하다. 게다가 오거리 한쪽에는 20여평 규모의 재활용품 수집장과 쓰레기 적치장이 있어 통행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학부모회 부회장인 金양의 어머니 박영진(朴永晉.47)씨는 "지난 1주일 동안 매일 통학로에 나와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며 불안해했다.

용암초등학교 앞 도로는 2호터널을 빠른 속도로 빠져나온 차들이 시청 방향으로 난 인근 3호터널을 타려고 차로를 바꾸는 지점이다.

학부모 이수경(李壽卿.여.37)씨는 "더욱이 도로 중간이 방음벽으로 막혀 있어 2호터널에서 나오는 차량을 볼 수 없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회와 학교측은 재활용품 수집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신설해 줄 것을 용산구청과 서울경찰청에 건의했다. 또 2호터널에서 3호터널로 이어지는 지름길을 폐쇄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2호터널 통과 차량이 반포로를 거쳐 3호터널로 들어서게 하려면 상당히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며 주민들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용산구청도 재활용 수집장 이전은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