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2004] 사상최대 '돈 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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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04년 미 대선의 유례없는 접전은 선거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늘렸다.

우선 광고비가 폭증했다. 공화.민주 두 진영이 방송광고에 쏟아부은 돈은 6억달러(약 6600억원)가 넘는다. 2000년 선거 때의 세배다.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자 TV 등을 통해 강도높은 홍보전을 편 결과다. 특히 마지막 한 주에 두 당이 광고비로 지출한 돈은 6000만달러다.

지난 3월 이후 방송광고에 쓴 돈은 케리 후보가 2억5000만달러로 부시 대통령을 1000만달러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케리 측이 4년 전 앨 고어 후보가 막판에 자금이 달려 전력질주를 하지 못했던 점을 패인의 하나로 보았기 때문이다.

방송 외에 인쇄매체를 통한 광고와 외곽단체의 광고비용까지 합치면 6억달러를 넘어선다. 예컨대 쾌속정 참전병 모임 등 친 부시 조직이 쓴 광고비는 4000만달러, 무브온닷컴 등 케리 후보 지원기구가 지출한 금액은 7000만달러인 것으로 추정된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지난 1일 양당의 외곽조직에 100만달러 이상을 기부한 개인은'헤지펀드의 대부'조지 소로스(케리 지지)를 비롯해 45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워싱턴 소재 정치자금추적 시민단체인'책임있는 정치를 위한 모임(CRP)'은 이번 대선 비용이 광고비를 포함해 12억달러인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다 상.하원과 주지사 선거비용까지 합친 총 선거비용은 39억달러로 4년 전(30억달러)보다 30% 늘어났다고 밝혔다.

CRP는 부시와 케리가 이번 선거 기간 중 모금한 총액을 각각 2억8600만달러, 2억4300만달러로 제시했다. 여기에다 두 후보는 연방정부에서 각각 746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받았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양당 후보가 받은 돈을 합치면 4년 전보다 1억5000만달러 많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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