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개척' 인터넷 업체가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9면

최근 국내 인터넷 업체 간에 주가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인터넷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해외시장을 먼저 개척한 선두 업체와 후발 업체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인터넷 업체 중 유일하게 주가가 10만원대다. 2조원을 넘는 시가총액도 인터넷 기업 중 1위다. 엔씨소프트는 2일"3분기 매출액이 637억원,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3%, 150% 늘었다"고 발표했다. 순익(225억원)은 전년의 3.5배다.

미국에서 신작'리니지2'와 '시티오브히어로'가 12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리는 등 해외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데 성공한 덕분이다. NHN도 최근 일본 현지법인 한게임재팬의 실적 호조 기대감으로 주가가 꾸준히 올라 9만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한때 국내 최대 포털기업의 명성을 누렸던 다음은 미국 인터넷 검색사이트 라이코스 인수 이후 뚜렷한 사업 비전을 갖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주가가 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국내 온라인 게임에 새로 진입한 네오위즈는 3분기에 적자를 기록해 5만60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1만원대로 곤두박질했다.

이 같은 양극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한 기업과 국내 시장에서 계속 경쟁하는 기업 간에 수익 격차를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한다. 국내 인터넷 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기업들의 마케팅비용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을 더 키우기는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의 정우철 애널리스트는 "국내에서는 유료게임과 배너광고 부문 모두 시장이 포화상태"라며 "최근 실적이 부진한 다음의 재기도 라이코스와 연계된 신규 사업모델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