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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내 시장 상인들 '시장살리기'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전주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의 하나인 진북동 모래내시장은 요즘 하루 3천~4천여명의 손님들로 시끌벅적하다. 웬만한 대형 할인매장 고객을 뺨치는 숫자다.

1~2년전만 해도 하루 1천~2천명이었다. 시내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대형마트에 밀려 존립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모래내시장이 되찾은 활기는 위기감을 느낀 3백여 점포 상인들이 올초부터 '시장 살리기' 에 발벗고 나선 결과다.

상인들은 우선 1970년대초 시장이 생긴 이래 윗모래내.아랫모래내로 분리, 운영되던 번영회를 하나로 통합해 머리를 맞댔다.

요일별 할인행사를 갖기로 의견을 모으고 월요일 닭.화장품, 화요일 그릇.신발, 수요일 채소.과일, 목요일 옷.주단, 금요일 건어물.생선, 토요일 정육.잡화류 등 요일별로 할인품목을 나눴다. 전체 점포의 70~80%가 나서는 등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모래내 시장이 품질 좋은 물건을 싸게 판다' 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특히 손님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주부가요대회는 아줌마 부대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상인들은 또 1억8천여만원을 들여 햇빛.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5백여m의 차양몰을 시장안에 설치해 쇼핑객들의 편의를 도왔다.

관공서도 이들의 자구노력을 도왔다. 전주시는 자체 상표.브랜드 등 이미지통합(CI)사업을 지원, 개발된 브랜드를 명함.간판.차량 등에 사용토록 했다.

시청 직원들은 월 1회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장바구니 채우기 캠페인을 벌이며 시장 붐 조성에 한몫을 했다.

이에 따라 최근 모래내시장의 성공 사례를 배우기 위해 견학오는 외지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 광주.안양.청주 등 20여개의 지자체 관계자와 상인들이 이곳을 찾았다.

임승기(45)번영회장은 "볼거리.놀거리.특색의 거리 등을 조성해 소비자의 발길을 잡아 끄는데 일단 성공했다" 며 "대형할인점에 맞설수 있도록 상품의 질을 높이는 게 앞으로 남은 과제" 라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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