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47세 ‘철녀’ 루이 여류국수전 7번째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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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만 47세의 나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철녀’ 루이나이웨이(사진) 9단이 조혜연 8단을 2대0으로 꺾고 여류국수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만 통산 7차례 우승이고 1999년 서울에 온 이후 26번째 우승이다. 여류국수전에서만 루이 9단과 조혜연 8단은 8번이나 맞붙어 루이 9단이 7번 이겼다.

24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15기 가그린배 여류국수전 결승 2국은 백을 쥔 루이 9단이 무려 11집 반 차로 대승을 거뒀다. 이상한 일이다. 해가 갈수록 나이 든 루이 9단 쪽은 점점 더 강성해지고 한창 때인 조혜연 8단은 점점 더 힘을 잃어간다. 47세 VS 25세의 구도라면, 그것도 거의 10년 전에 시작된 대결구도라면 당연히 젊은 쪽이 압도해야 맞다. 하지만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되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루이 9단은 “혜연이는 강하다. 마주 앉으면 내가 질 것 같고 그게 정상이다. 혜연이에게 운이 따르지 않는 것 같다. 학업을 같이 하고 있어 공부량이 적은 것도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조혜연은 고려대 영문과 재학 중이고 뛰어난 영어실력으로 영문 바둑책을 계속 출판하고 영문 바둑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보급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

지금도 연구회에 나가 10대 젊은 기사들과 함께 호흡하며 공부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다. 사진, 여행의 취미 외에 그림(유화)도 그린다. 루이 9단은 한국 여자기사 중 눈에 띄는 기사를 묻자 즉각 “김미리”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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