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 광주로 가는 정치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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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8일에는 정치의 중심이 여의도에서 광주로 옮겨진다.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 등 여야 지도부가 5.18 21주년 기념식(행정자치부 주관)에 참석하기 위해 5.18묘역(망월동)을 찾는다.

동시에 여야는 최근 이상 기류를 보이고 있는 '호남 민심 잡기 경쟁' 도 벌인다. 민주당 의원들은 "어느 때보다 광주행 발걸음이 무겁다" 고 토로한다.

당 차원에서 추진해 온 '민주 유공자 예우법' 은 국회에서 제동이 걸려 있다.

5.18 희생자 등을 국가 유공자로 지정해 지원토록 한 내용에 한나라당은 "독립 유공자.월남전 참전 군인 등도 포함시키자" 고 요구하고 있다.

전남도청의 무안 이전에 대한 광주 지역의 반발도 곤혹스럽다.

김태홍(金泰弘.광주 북을)의원측은 "DJ를 밀었지만 손에 쥔 게 없다는 역(逆)차별론에 이런 악재들이 겹친 상태" 라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호남 민심은 수도권 호남표에 영향을 미친다. 차기 대선을 위해서도 조기 수습이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동채(鄭東采)광주시지부장 등 호남 출신 의원 대부분이 5.17 전야제, 광주인권상 시상식(18일) 등에 참석해 민심 달래기에 나선다.

이회창 총재의 5.18묘역 참배는 정부 공식 행사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측은 "5.18기념사업회의 공식 초청을 받고 가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李총재의 호남 방문은 지난 4월 전주 李씨 시조묘(조경단) 방문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기존 한나라당 지지층에 대한 통념을 깨는 파격(破格)행보" 라며 "호남 민심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대처하겠다는 의미" 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 유공자 예우법의 형평성을 강조하는 당의 입장을 설득하려면 애를 먹겠지만 정면으로 부닥쳐 보자는 게 李총재의 생각" 이라고 전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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