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보호시설 여원장 "청소안한다" 폭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아동보호시설 원장이 어린이 원생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 초등1년생을 유괴해 속칭 '앵벌이' 를 시킨 2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 비정한 아동보호시설=서울 노원경찰서는 4일 무허가 아동보호시설을 차려 놓고 원생들을 학대해온 혐의(아동보호법 위반 등)로 A아동복지재단 원장 B씨(51.여)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1984년 서울 노원구 그린벨트지역에 무허가 수용시설을 차려 놓고 대부분 고아들인 20여명의 원생들을 폭행하며 강제 노역을 시켜온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 원생들을 동원해 조리와 판매일을 시켰고, 식당에 납품하는 콩나물 다듬는 일을 강제로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엔 학교에 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99년 이 재단에서 나온 劉모(20.여)씨는 "98년 여름 원장이 자신의 방 청소를 안했다고 삽자루 등으로 韓모(10)군 등 두명을 마구 때렸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수시로 폭행하기도 했다" 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전지윤(28.여)씨는 "98년 11월 말 嚴모(16)양 등 언어장애아 두명을 특수학교에 보내지 않고, 교통사고로 다리를 저는 어린이도 병원에 보내지 않았다" 고 말했다.

B씨는 그러나 "일은 아이들이 좋아해서 한 것이며 때린 일이 없다" 고 혐의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 초등생 유괴 앵벌이=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날 孫모(25)씨에 대해 특가법상 영리 등을 위한 유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孫씨는 3일 오후 2시40분쯤 서울 종로구 창신동 길가에서 귀가하던 C초등학교 張모(8)군을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 며 유인, 지하철5호선 동대문역 구내에서 빵을 팔게 하고 대금 1만6천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孫씨는 張군에게 식사도 주지 않고 역구내에서 잠을 재운 것으로 드러났다. 孫씨는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 고 말했다.

손민호.강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